⑤PI·고유계정 약 370억 투자, 뉴욕증시 상장 후 1000억 이상 회수 추산
구혜린 기자공개 2024-01-02 08:3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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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벤처투자는 1986년 설립된 신영기술금융을 모태로 하는 1세대 창업투자회사다. 최근 사모펀드(PEF) 운용사 수앤파트너스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최대주주에 맞먹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수앤파트너스는 엠벤처투자 이사회를 장악한 뒤 변화를 꾀하고 있다. 더벨은 엠벤처투자의 분쟁 현황과 쟁점, 향후 움직임을 살펴본다.
엠벤처투자가 GCT세미컨덕터 상장으로 회수할 수 있는 자금은 얼마나 될까. 코스닥에서 뉴욕증시 상장으로 선회한 GCT세미컨덕터는 한때 엠벤처투자 경영권분쟁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곳이다. 엠벤처투자가 지난 2000년부터 결성한 모든 펀드 재원을 GCT세미컨덕터에 쏟은 만큼 성공적인 엑시트 성과에 대한 기대감이 컸기 때문이다.
엠벤처투자는 보유 자금으로 펀드 고유계정 및 직접투자를 꾸준히 단행했다. 투자원금만 약 370억원에 달한다. GCT세미컨덕터의 밸류에이션이 초기 투자시점 대비 8배가량 뛴만큼 보수적인 멀티플을 적용해도 최소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손에 쥘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금융투자(IB) 업계에 따르면 GCT세미컨덕터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S-4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GCT세미컨덕터는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 방식의 뉴욕증시 우회상장을 추진 중이다. 지난달 2일 상장된 스팩 '콩코드(Concord Acquisition Corp III)'와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이르면 내달 중순부터 거래가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EC 심사 완료로 증권신고서 효력이 인가되면 종목명 'GCT Semiconductor Holding, Inc.'로 거래를 시작할 계획이다. 상장 절차에 관여하고 있는 관계자는 "합병 승인을 위한 SEC와의 질의응답 후 이미 한 차례 신고서 수정을 거쳤다"며 "추후 주주 통지 및 승인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달 15일경 거래가 개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월 뉴욕증시 상장으로 선회한 이후 1년여 만에 결과를 낸 셈이다. GCT세미컨덕터는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에 외국기업 기술특례 트랙으로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열린 한국거래소 시장위원회 심사 결과 최종 승인을 얻지 못하면서 뉴욕증시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다. 5G 칩셋 개발사인 GCT세미컨덕터는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미국법인이다.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사 아나패스다.
재무적투자자(FI)인 엠벤처투자의 엑시트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엠벤처투자는 GCT세미컨덕터의 2대주주(지분율 약 10%)다. 2000년부터 결성한 누적 3165억원의 펀드 중 약 80%가 GCT세미컨덕터 투자 재원으로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성혁 전 엠벤처투자 대표에 따르면 엠벤처투자가 극 초기에 투자를 단행할 때 GCT세미컨덕터의 밸류에이션은 1000억원에 불과했다. 콩코드사와의 스팩 합병 계약시 GCT세미컨덕터의 밸류는 약 88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자기자본투자(PI)도 꾸준히 진행했기에 엠벤처투자가 직접 쥐게 될 수익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엠벤처투자의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 금융자산 중 GCT세미컨덕터 지분에 대한 장부가액은 전년 말 기준 218억원으로 책정됐다. 엠벤처투자 펀드 고유계정으로도 150억원가량을 투입했다고 전했다. 상장 후 주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보수적으로 평균 5배 멀티플을 적용하더라도 엠벤처투자는 1000억원 이상을 회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GCT세미컨덕터가 주목받은 배경이다. GCT세미컨덕터 투자에 '올인'한 홍성혁 전 대표는 수앤파트너스가 경영권 분쟁 소를 제기한 이유를 GCT세미컨덕터 엑시트에 따른 기대 수익 때문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경영권 프리미엄의 대가 70억원 상당과 GCT세미컨덕터 펀드 투자금 회수에 따른 성공보수를 확보하기로 하고 엠벤처투자 지분을 수앤파트너스에 양도했다. 엠벤처투자 모든 운용 펀드의 대펀인 만큼 1년간 사내이사직을 유지키로 했다.
엠벤처투자는 GCT세미컨덕터가 상장된 이후 상환받을 돈도 있다. 엠벤처투자는 GCT세미컨덕터의 완전자회사 GCT리서치에 2021년 44억원, 지난해 60억원, 올해 60억원을 운영자금 지원 목적으로 대여했다. 여기서 상환된 자금은 현재까지 4억원에 불과하다. 대여기간은 1년이지만, 만기를 연장함에 따라 160억원 모두 뉴욕증시 상장 이후 상환될 것으로 파악된다. 이율은 전년 대여금이 6.5%, 올해 대여금이 8.7%로 책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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